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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보존의 법칙’을 비롯하여 화학계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여러 법칙들을 발견

< 천재 라브와지에와 그 아내 >
 피를 보지 않는 혁명이란 거의 없을 거야. 혁명이란 자체가 누르고 밟고 덮고를 무시로 또 무한 반복한 뒤에 터져나오는 끓는 물줄기 같은 거라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다칠 수 밖에 없지. 혁명이 성공하여 그 희생들이 역사적 밑거름이 됐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불의 격랑에 휘말려 허무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면면을 “대를 위한 소의 희생”으로 치부하고 원래 혁명이 그런 거야 하고 잘난체하는 것 또한 좋은 자세는 아닐 거다. 내가 그만큼 당해 보지 않았고, 저 ‘간악한’ 적들의 폭력을 받아보지 않아 그런진 모르겠으나 “먼훗날 해방의 그날에 반동의 피로 붉게 도색하리라.” 같은 노래 가사는 도저히 수용이 불가했으니까.
그렇게 많은 유혈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다. 프랑스 혁명의 틈바구니에서 죽어간 한 천재 화학자도 그렇지. 이름은 라브와지에. 기억력 하나는 나보다 나은 너희니까 아마 쉽사리 화학시간에 배운 그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을 거다. 화학을 미와 양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던 나로서는 그닥 달갑지 않은 이름이다만. ‘질량보존의 법칙’을 비롯하여 화학계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여러 법칙들을 발견하고 그를 입증한 천재 화학자였지.
잠깐 서력 기원 시대로 올라가 보자. 예수의 제자로 마태복음의 주인공 마태의 직업이 뭐였는지 아니? 그는 세리였어. 즉 세금 걷는 관리였지. 예수는 이 땅에서 죄인들인 세리와 창녀의 친구임을 자처했지. “분명히 말하지만 세리와 창녀가 먼저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거야.”라고 바리새인들에게 얘기해서 거품을 물게 만들었으니까. 그런데 창녀는 그렇다고 치고 세리가 왜 문제가 될까? 당시나 프랑스 혁명 때에나 국세청 같은 관청이 없었다고 해. 그러니까 민간인들에게 그 임무를 민영화(?)했고 그들은 완장을 차고 비슷한 사람들을 쥐어짜는 것으로 업을 삼았으니 그 원성이 자자할 수 밖에 없지 않았겠니. 라브와지에가 바로 이 세금징수인조합의 조합원이었어.
그는 원래 부유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그의 관심은 법전보다는 실험실의 비이커에 있었어. 화학의 유혹을 물리칠 수 없었던 그가 세금징수인이 된 건 누구의 지원도 없이 혼자 모든 실험 비용을 감당해야 했던 상황과도 연관이 있어. 예술가들은 귀족의 후원이라도 받았지만 어느 귀족이 뭘 하는지도 모르는 화학 실험에 돈을 바를 수 있었겠어. 결국 라브와지에는 자력갱생을 해야 했고 그 수단으로 동원한 게 세금징수인이었지. 특별히 나쁜 짓을 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는 낮에는 세금을 거두러 다녔고 거기서 생긴 돈으로 실험 자재롸 재료를 샀고 밤에는 연구에 몰두한다. 주세야독?
세금징수인조합은 그에게 돈만 준게 아니라 평생의 은인이자 사랑도 줬어. 바로 직장 선배의 딸이자 열 세 살이자 연하이자 당시 나이 열 네 살의 (이런!!!!)마리와 결혼한 거지. 뭐 춘향이가 몽룡이를 만난 게 열 여섯이니 마냥 애라고 말하긴 어렵겠다만. 그런데 이 여자는 라브와지를 평생 사랑했을 뿐 아니라 유능한 조력자이기도 했어. 아 그녀가 퀴리 부인같은 라브와지에 부인이었던 건 아냐. 그녀는 과학에 그렇게 큰 이해는 없었어. 하지만 라브와지에가 실험실에 틀어박힐 수 있었던 일요일, 남편 옆에 붙어서 화학 실험을 도왔고 노트에 결과를 일일이 적고, 실험 기자재를 정리하는 등 뒷수발을 다 들었지. 거기다 그녀는 그림 그리기에 재능이 있었는데 라브와지에의 역사적인 저서 <화학의 기초>에 실린 삽화들은 몽땅 그녀의 솜씨라고 하네. 거기다가 외국어도 능통해서 외국의 학설들을 번역하고 남편의 주장을 외국어로 옮기는 구실도 했다고 해. 이런 유능한 조교가 어디 있었겠어.
그렇게 알콩달콩 또 열심지성으로 세금징수원과 화학자로, 그리고 사랑스런 남편과 아내로 살아가던 그들 부부에게 프랑스 혁명이 닥쳐 온다. 부르봉 왕조를 위해 일한 세금징수원에게는 자기 코로 자신의 피비린내를 맡을 정도로 두려운 일이었지. 특히 로베스피에르의 공포 정치가 시작되면서 라브와지에의 목숨은 경각에 달한다. 라브와지에는 법학을 전공한 처지로 열변을 토하며 자기 변호를 하지만 공포 정치는 그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아. “살려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실험을 앞두고 있으니 나를 조금만 더 살려서 그를 완성하고 죽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재판장은 이렇게 대답한다. “공화국에는 과학자가 필요없다.”
프랑스 혁명 당시 목이 잘린 롤랑 부인은 “자유! 자유여 그대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범죄가 행해졌던가!”라고 절규했다고 하는데 “공화국”이라는 이름도 참 여러 사람을 집어삼킨 괴물의 별명이기도 하다. 아버지와 남편 (이 둘은 같은 날 목이 떨어진다)의 풍전등화같은 목숨 앞에서 필사적이 된건 마리 라브와지에. 그녀는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며 남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분주했어. 하지만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가 혁명의 적으로 몰리면 자기 위에 기요틴이 키스할지 모르는 마당에 세금징수원 라브와지에를 위해 나설 사람은 드물었어, 심지어 “저 머리를 치는 건 한순간이지만 저 머리를 만드는데에는 100년이 걸린다.”고 한 수학자 라그랑쥬도 라브와지에 부인의 호소에 모르쇠한다. 아내는 자신의 호소를 거절하는 이들의 명단을 마음 속에 돋는 칼로 새겨 둔다.
라브와지에는 처형 당시 이런 유언을 남긴다고 해. “나는 충분히 길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 더 이상 무엇을 원하겠는가? 내게 내려진 이 상황은 나에게 아마 늙은이로서의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해 줄 것이다. 나는 늙은이로 죽지 않을 것이고 이것 또한 나에게 주어진 축복으로 생각한다." 모든 것을 달관한 한 천재의 푸념이자 자신의 열정과 두뇌, 그리고 사랑스런 조력자와 함께 인류 과학사에 잊지 못할 공헌을 한 과학자의 쿨한 귀거래사. 하지만 그는 끝까지 과학자였어. 그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단두대에 오른다.
“내가 목이 떨어지면 그때부터 계속 눈을 깜박일 테니까. 얼마나 깜박이는지 시간을 재 보게” 사람이 목이 잘려나간 후 얼마나 생존하는가, 의식은 얼마나 남아 있는가를 알 수 있는 길은 아마도 이 방법 밖에는 없겠지. 라브와지에의 머리는 15초동안 눈을 깜박였다고 전해. 라브와지에 사후 라브와지에 부인도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돼. 그녀 역시 기요틴의 칼날 아래 엎드리기 직전, 공포정치가 끝난다. 로베스피에르가 체포됐고 그의 목이 먼저 떨어져 나간 거지. “공화국에는 과학자가 필요없다.”고 한 재판장도 그 떨어져 나간 머리가 자신의 몸뚱이를 보는 꼴이 되고 말아.
풀려난 아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라브와지에의 연구 기록을 돌려 받는 일이었어. 혁명 정부는 라브와지에의 목을 친 후 그 모든 자료와 기록을 없애버리려고 압수했거든. 그런데 인류에게 고마운 일은 로베스피에르가 먼저 죽었다는 것. “남편의 실험 자료를 돌려 주세요.” 애타게 부르짖은 마리 라브와지에에게 그 기록은 단순한 과학 노트가 아니었을 거야. 그 후 재혼하기도 하지만 끝내 라브와지에를 잊지 못했고 다시 이혼해 평생 혼자 살았던 마리에게 그 기록이란 행복한 결혼 생활의 증좌이자 자신의 재능도 함께 발휘됐던 소중한 보물이었겠지. 그리고 라브와지에의 시신을 수습하여 정식으로 장례식을 치른다. 이때 말로는 라브와지에를 아까워하면서 아내의 구명 호소에는 입을 씻었던 라그랑쥬도 참석했다고 해. 또 다른 화학자 동료들도. 마리는 그들에게 시선도 두지 않았다고 하네. “남편의 연구에 숟가락 하나 얹을 생각하지 마세요.” 하는 가시 돋힌 말과 함께.
마리 라브와지에는 화학자는 아니었지만 (남편에게서 교육을 받긴 했겠지만) 그녀가 가진 재능과 사랑은 라브와지에의 연구를 정리하고 꽃피우고 결정적으로 보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됐다. 그래서 어떤 이는 그녀를 화학의 아버지 라브와지에에 빗대 ‘화학의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해. 그녀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인류 과학사의 큰 보물을 분실했을지도 모르지. 혁명은 짧고 사랑은 길다.
1783년 6월 24일은 그가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한 날.
ㅡ From 후배 김형민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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